발고삐 50화
발랑 까진 고삐리(50)
어느새 마트에서 카트 끄는 소나..
ㅡ 야, 저기 있는 참치캔 다섯 개만 갖구 와라~..
ㅡ 알써~..
결국..
할 일 언넝 마치고..
연극 보러 가기루 했습니다..
참치캔을 카트에 넣던 싸가쥐는..
ㅡ 라면이랑 참치랑 3분 짜장은 샀구..
인제 또 뭐 필요해?..
ㅡ 우유랑 냉동 만두..
ㅡ 금 먼져 가 있어..
난 세제 좀 골라 올께~..
ㅡ 포팩투로 갖구 와..
오는 길에 패부려쪄두 한 개 챙기구..
ㅡ 알따~..
연극 보러 가는 대신에..
세제는 싸가쥐가 쏘기루 했거든요..
그렇게 대충 생필품을 구입한 다음..
소나's 스위트 홈으로 가서..
구입한 생필품 셋팅하구..
방금 사온 새삥이 세제 뜯어서 세탁기두 돌립니다..
싸가쥐는 웃으며..
ㅡ 후아~..인제 다 했다~..^^..
ㅡ ..너 뭐 한 거 있냐?..
ㅡ 세제 빡스 뜯었잖아~..^^;;..
ㅡ 빡스 다 째 먹어 놓구선 무슨..
하기 싫음 하질 말던가..ㅡㅡ..
아까 세제 빡스 좀 뜯어 놓으랬더니..
칼로 아주 난도질을 해 놔서..
까망 봉다리에 옮겨 담느라 애 먹었거든요..
ㅡ 몇 시냐?..
ㅡ 7시 35분..
ㅡ 그럼 두 시간 반 정도 남은거네?..ㅡㅡ^..
ㅡ 응..인제 다 했음 출발하자~..
ㅡ 한 시간 이따 나 깨워..
피곤해 죽것다..
ㅡ 안돼~..차 막히면 늦잖아~..
ㅡ 하움~..
집에만 오면 왜캐 피곤하냐~..뜨아암~..ㅡ0ㅡ^..
ㅡ 자면 늦는다니깐~?..
ㅡ 한 시간 만..꾸벅~..
그리곤..
털썩~..
하고 침대에 대 짜로 뻗어버립니다..
ㅡ 아, 빨랑 인나~아~..ㅡ0ㅡ..
흔들흔들~..
ㅡ ..한..시간 만..이따가..가자..
ㅡ 늦는단마~랴~아~..ㅡ0ㅡ..
흔들흔들~..
ㅡ ..쩝..ㅡㅡ^ 부비적부비적~..
흔들흔들~......멈칫~..
ㅡ 씨이..ㅡㅡ+..
무반응으로 대응하니..
결국 흔들다 지쳤는지 멈춥니다..
싸가쥐는 씩씩대며 어디론가 향하는 듯 하고..
전, 그대로 잠을 청하려는데..
바스락바스락~..
그리곤..
ㅡ 이봐, 소나씨..
ㅡ ......
ㅡ 이봐, 소나씨..
계속 그렇게 자려다가는..
이 녀석의 안전은 보장 못 해..ㅡㅡ..
..-.ㅡ 힐끗~...........................................................................................................ㅡ,.ㅡ..
아주..가지가지 합니다..
ㅡ 이 녀석을 지키고 싶다면 이제 그만 일어나시지?..ㅡㅡ..
지금 싸가쥐가 뭐하구 있는지 아십니까?..
오른손엔 아까 세제 담아둔 까망 봉다리를 들고 있구..
왼손엔 과도 들구 까망봉다리를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이고 있습니다..
..웃기지도 않는군요..ㅡㅡ..
ㅡ 어쩔건데?..
ㅡ 세제 양이 엄청 많았던 걸루 기억하는데..
안 일어나면..
여기서 봉다리 뜯어버릴꺼야..ㅡㅡ..
ㅡ ..ㅡㅡ...
ㅡ 방바닥이 개판 되기 싫음 언넝 일어나..
ㅡ ..ㅡㅡ...
ㅡ 후훗~..흔들리는 저 눈빛..
역시 방바닥이 개판 되는 건 두려운가보지?..ㅡㅡ..
ㅡ ..ㅡㅡ...
ㅡ 5......4......3......2......
ㅡ 뜯어..
ㅡ 엉?..0.0^..
ㅡ 칼로 봉다리 째버려~..ㅡㅡ..
ㅡ ..0.0;;...............................ㅡㅡ................................나 진짜 째버린다~?!..ㅡ0ㅡ+ 찌릿~..
ㅡ 그래, 째버려~..
ㅡ 나 짐 농담아냐~..
내 성격 몰라~?!..
ㅡ ..그거 다 치울라면..
연극 보는 건 포기해야겠네..ㅡㅡ^ 부비적부비적~..
싸가쥐..
순간, 눈빛이 흔들리는군요..
후훗~..
이래서 싸가쥐가 소나보다 하수라는 겁니다..
ㅡ 씨이..이..ㅡㅡ+ 찌릿~..
ㅡ 한 시간 이따 깨워..
ㅡ 아띠~!!..ㅡ0ㅡ//~..
싸가쥐..
막 짜증 부리더니..
결국 봉다리 들구 화장실로 도로 향합니다..
..소나 승..ㅡㅡV~..........................................................................................ㅡㅡ zz..ZZ..
................................................................................................................................
................................................................................................
...............................................
.........................
흔들흔들~..
ㅡ 우웅~..ㅡㅡ 부비적부비적~..
ㅡ 오빠, 한 시간 지났어..
ㅡ 응?......후움~..꾸벅~..ㅡㅡ^ 긁적긁적..
ㅡ 빨랑 일어나..
차 막히면 늦으니깐..
ㅡ 알따~..쩝..ㅡㅡ 부시시~..
..뜨하아아~~~..ㅡ0ㅡ^..
기지개 이빠이 펴고..
탁상시계를 집어 들어보니..
..8시 30분...
ㅡ ..10분만 더..자자..
다시 털썩~..
ㅡ 안돼~..더 자면 늦는단말야~..
ㅡ ..금 5분만..쩝..
ㅡ 한 시간 자구 가기루 했잖아~..
ㅡ 아띠~..졸려 죽갔구만~..증말..ㅡㅡ 부시시~..
상당히 짜증스럽더군요..
ㅡ 그 연극인지 뭔지..꼭 오늘 봐야 하는거냐?..
ㅡ 아까 빙수집에서 약속했잖아~..
ㅡ ..쩝...
ㅡ 오빠~아~아~..ㅡ0ㅡ..
ㅡ 알따..
ㅡ 언넝~..
ㅡ 알따구~..
대체 무슨 전생의 업으로..
스물 하나 한창일 시기에..
여기 이 고삐리한테 시달림을 당해야 하는건지..
소나, 어렵게 상체를 일으키며..
ㅡ 야, 싸가쥐..
ㅡ 또 왜?..
ㅡ 보러가긴 하겠는데..
그노무 연극인지 뭔지..
대책없이 재미 없으면 주글줄 알어..
ㅡ 잼있다니깐~..
빨랑 출발하자, 늦겠다~..^^..
결국 싸가쥐한테 이끌려 차로 향합니다..
덜컥~......부르르릉~..
싸가쥐가 시동을 걸고..
전, 잠도 깰 겸 창문 열고 담배 하나 꼬나뭅니다..
그리곤 대학로로 출발합니다..
ㅡ 뜨아암~..ㅡ0ㅡ..
음냐~..왜캐 졸려버리냐..
ㅡ 그럼 음악 좀 틀까?..
ㅡ 적당히 시끄러운 걸루..
빰빰~ 빠라바라~♪..
싸가쥐가 음악을 켜고..
전, 다 태운 담배를 끄며..
ㅡ 근데 짐 감상하러 가는 연극 제목이 뭐냐?..
ㅡ @$^*&%#..
ㅡ ..낮설군..ㅡㅡ^..
ㅡ @$^*&%# 을 몰라?..
그거 디게 유명한 고전인데..
ㅡ 제목만 들어도 대강 알겠다..
ㅡ 뭘?..
ㅡ 엄청난 수면을 동반할 거라는거..
ㅡ 아냐~..
현대판으로 각색한건데 엄청 잼난데~..
ㅡ 상관없어..
쇼파만 잠자기 편하면 돼..
ㅡ 피이~..
ㅡ 근데 노래가 왜캐 구리냐?..
ㅡ 바꿀까?..
ㅡ 내가 바꿀께..
그리곤 CD 빽을 뒤적거려..
적당한 CD로 갈아 넣습니다..
그리고 볼륨을 조절하려는데..
앞에 보이는 계기판 옆에 달린 액정시계..
..19 : 58...
..혹시나 해서..
핸펀 시간 확인해 봅니다..주섬주섬~..
..19 : 58...
..19시 58분이면..
밤 7시 58분이란 얘긴데..
그렇다면..
소나가 또 싸가쥐한테 당한건가?..ㅡㅡa..
ㅡ 야, 싸가쥐..ㅡㅡ..
ㅡ 응?..
ㅡ 지금 몇 시냐?..
ㅡ 나 짐 운전중이잖아~..
오빠가 좀 봐~..
ㅡ 몇 시냐구~..
ㅡ 아띠~..요 앞에 시계 있구만..
-.ㅡ 힐끗~..7시 58.......헛~?!..0.0;;..
ㅡ ..ㅡㅡ+ 찌릿~..
ㅡ ..헤..헤헤..
..눈치..깠어?..^^;;..
ㅡ ..나 얼마나 잔건지 솔직히 말해라..
ㅡ 헤헤~..글쎄..한..10분..정도?..^^a..
ㅡ ..그럼..시계 돌린거냐?..ㅡㅡ..
ㅡ ..사는 게 그렇지 뭐..^^;;..
ㅡ ..ㅡㅡ...
ㅡ ..헤..헤헤..헤..^^;;..
..싸가쥐..
암만봐도 이런 쪽으론 머리 졸라게 잘 돌아 가는 것 같습니다..ㅡㅡ..
...................................................................................................................................
...........................................................................................
.................................................
.................
대학로 도착..
싸가쥐's 잔머리 덕분에..
아직 연극 시작 시간까지는 한 시간이 넘게 남았고..
마땅히 할 것두 없구 해서..
시간 죽이러 근쳐 적당한 커피숍 하나 골라 잡아 들어갑니다..
ㅡ 주문 하시겠어요?..
ㅡ 난 파르페..오빠는?..
ㅡ 깔루아커피랑 파르페 하나 주세요..
종업원이 주문을 받아 돌아가고..
ㅡ 거 봐..일찍 와도 할 거 없잖아..쩝..
ㅡ 여기서 좀 쉬었다가 여름 옷 보러 가자~..^^..
ㅡ 싫다야..
ㅡ 왜 싫어?..
ㅡ 더워..
ㅡ 가서 오빠 것두 보구 그러자~..응?..
ㅡ 귀찮어..
ㅡ 무슨 남자가 그러냐?..
ㅡ 뭐가?..
ㅡ 자기 옷 사준데두 싫데요~..ㅡㅡ..
ㅡ 됐어..
짐 가진 옷 만으로도 쳐치 곤란이야..
ㅡ 그러게 안 입는 건 좀 버리구 그래라..
ㅡ 싫어..
그리곤 주머니 뒤적거리며 담배케이스 찾습니다..
뒤적뒤적~..
담배케이스 말고도..
뭔가 느껴지는 두툼한 종이 뭉치..
꺼내보니..
아까 나오기 전에 챙긴 복권 10장 입니다..
ㅡ 야, 이거나 긁어보자..
ㅡ 뭐야?..복권?..
ㅡ 시간나면 긁어 볼라구 챙겨왔거든..
그 중 다섯 장을 찢어서 싸가쥐한테 건내주며..
ㅡ 동전 있음 좀 줘봐..
ㅡ 잠만..주섬주섬~..여기..
ㅡ 후움~..졸라 좋은 꿈 꿨었는데..
뭐 하나 걸리려나?..ㅡㅡ^..
ㅡ 뭔 꿈?..
ㅡ 영화배우 L양이랑 데이트 하는 꿈..
ㅡ ..ㅡㅡ......그거 개꿈이다~..
ㅡ 아냐~..내용이 환상이었어..
ㅡ 어땠는데?..ㅡㅡ..
ㅡ 키스도 했거든~..^_^ 씨익~..
그러자..
일 순간 쏴~ 해지는 싸가쥐's 눈빛..
ㅡ 좋았어?..ㅡㅡ..
ㅡ 당연하지..
톱스타 L양 이었는데..
ㅡ 내가 장담하는데..
그거 개꿈이야..
분명히 그 열 장 다 꽝이다..
ㅡ 아냐~..징조가 좋았어..
그러자 발끈하는 싸가쥐..
ㅡ 톱스타는 무슨~..
그거 긁어보나마나라니깐~?..
100% 꽝이야~ 100%~..ㅡ0ㅡ//~..
ㅡ 자꾸 쓸 때 없는 소리 할래?..
복권 긁는데 재수없게..쩝..
ㅡ 그러니깐 100% 꽝이라는 거야~..
ㅡ 뭐가?..
ㅡ 오빠는 재수가 없거든~..ㅡㅡ..
..ㅡ,.ㅡ;;...
..그 재수랑..
이 재수랑..같은 겁니까?..ㅡㅡ^..
ㅡ 시비거는거야?..ㅡㅡ..
ㅡ 애두 아니구 무슨 꿈에서 연예인이랑 키스를 하냐~?..
유치하게~..ㅡㅡ..
ㅡ 왜 남의 꿈 갖구 또 시비야?..
ㅡ 암튼 오빠는 재수 없어서 다 꽝이라니깐~?..꽝~~..
ㅡ 그런 면에선 너두 만만치 않을텐데?..
ㅡ 오빠보단 내가 나아~..
ㅡ 내기 할까?..
ㅡ 뭔 내기?..
ㅡ 다섯 장 씩 긁어서..
합친 금액이 적은 사람이 커피값 쏘기..
ㅡ 그래, 하자 해~..
ㅡ 어캐바리..
아마 이 승부에서는 소나가 이길겁니다..
꿈이 진짜 대박이었거든요..
톱스타 L양이..
..몰랐는데 졸라 화끈하더군요..=.=;;..
일단 부지런히 긁어 봅니다..
긁적긁적~..
..................................................................................................................................
..................................................................................................
............................................................
..................................
..승부는..
무승부입니다..
..열 장 다 꽝이더군요..
싸가쥐나 소나나..
막상막하로 재수 없나 봅니다..ㅡㅡ^..
근데 보통..
열 장 정도 긁으면..
암만 재수가 없더라도 오백원이나 천원짜리루..
하나 정도는 걸려주는 게..
복권 구매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아닙니까?..
근데 어캐 된 게..
줄줄이 10장이 죄다 꽝입니다..
아마도..
꿈이 개꿈이었다기 보단..
싸가쥐가 방금 전에 악담을 퍼부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젠장..ㅡㅡ..
그래도..
커피 값은 벌었습니다..
승부를 내기 위해..
커피값 물리기 가위바위보를 해서 제가 이겼거든요..ㅡㅡV~..
여유있게 공짜 커피를 음미하는 소나..
담배 한 개피 입에 물고..
승리에 도취되어 창 밖을 구경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길바닥을 얼마나 내려다 보았을까..
..엇?!..0.0^..
..예원이가 보이는 군요..
것두..
왠 남자와 함께..말이죠..
..상당히 무난하고 평범해 보이는 남자..
그리고 그 남자에게 팔짱 낀 채..
졸라 행복한 듯 웃고 있는 예원이..
..저 사람이..
행동 하나, 말투 하나로 예원이를 웃고 울리는..
..그 남자인가 봅니다..ㅡㅡ..
예원이한테 얘기는 자주 들었지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입니다..
기분이 묘하군요..
새삼 몰랐던 것두 아니었는데..
여기서 이런식으로 접하게 될 줄은..
ㅡ 오빠, 뭘 그렇게 유심히 봐?..
ㅡ 어?..0.0;; 깜짝~..
ㅡ ..왜 그렇게 놀라?..ㅡㅡa..
ㅡ ..아냐...
근데 너 뭐라 그랬냐?..
ㅡ 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냐구..
ㅡ 아냐..
ㅡ 밖에 뭐 좋은 거 있어?..ㅡㅡ^ 두리번두리번~..
..그러구 보니..
예원이도 오늘 앤이랑 연극 보러 간다구 그랬던 것 같은데..
사람이 이렇게도 우연히 만날 수가 있는 건가 봅니다..
..썩 기분이 좋지는 않군요..ㅡㅡ..
예원이가 시야에서 사라진 길을 다시 내려다보는데..
찰칵~..
ㅡ ..뭐 하는 짓이냐?..ㅡㅡ..
싸가쥐..
또 핸펀 사진기로 파파라치 짓거리 합니다..
ㅡ 대체 뭘 봤길래 그래?..
ㅡ 뭐가?..
ㅡ 갑자기 오빠 안색이 영 아닌데?..
ㅡ 아니래두..
ㅡ 아닌게 아닌데~..이거 봐봐~..
그러면서 핸펀을 내미는데..
핸펀 속에는..
상당히 심각한 모습의 소나가 떡하니 버티구 앉아 있습니다..
..후움~..ㅡㅡa..
이 사진은..
작품명 " 고뇌하는 소나 " 로 칭하는 게 좋겠군요..
ㅡ 봐봐~..내 말이 맞지?..
ㅡ ..그래..니 말이 맞네..
ㅡ 오빠, 갑자기 왜 그래?..ㅡㅡ^..
ㅡ ..나가자..
ㅡ 응?..나가기 싫다며?..
ㅡ 답답해..가자..
괜히 기분이 꿀꿀하군요..쩝..
커피숍에서 나온 뒤..
ㅡ 오빠, 우리 옷 보러 가는거야?..^^a..
ㅡ 아니..
ㅡ 그럼 어디 가는건데?..
ㅡ 오락실..
ㅡ 갑자기 왠 오락실?..ㅡㅡa..
ㅡ 오락실 가구 싶어졌어..
소나란 넘이..
성격이 꽤나 괴팍한 탓에..
지금 당장 뭐라도 깨고 부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그대로 싸가쥐랑 둘이 오락실 찾아 방황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락실 발견..
일단 주머니 속 잔돈을 털어..
입구에 놓은 펀치대를 살짝 손 봐주고..
ㅡ 들어가자..
ㅡ 오빠 지금 무지 기분 안 좋아 보이는 거 알아?..ㅡㅡ^..
ㅡ 알아..
ㅡ 아까 커피숍에서부터 갑자기 왜 그러는건데?..
ㅡ 걍 갑자기 기분이 졸라 드러워졌어..
ㅡ 왜?..
ㅡ 그냥..
ㅡ ..혹시 나 때문이야?..
ㅡ 그런거 아냐..
ㅡ 그럼 다행이구, 뭐..
ㅡ 안 들어갈꺼야?..
오락실 내부..
잔돈 바꿔서 맨 첨 드럼오락기로 향합니다..
소나가 자리를 잡구 앉자..
ㅡ 오빠, 이런 것두 할 줄 알아?..
ㅡ 걍..기분 드러울 때 한 번 씩..
ㅡ 잘 해?..
ㅡ 기분 드러울 수록 잘 되더라..
ㅡ ..기분 드러울수록?..ㅡㅡ^..
딴 따라라~ 따라 다라라~♪..
반주가 흘러 나오고..
퉁퉁타~ 퉁퉁타~ 두그두그두그~..
오늘 필 받는군요..ㅡㅡ..
두그 타~ 두그 타~ 두그두그 타~ 탁타라라락~..
ㅡ 와..오빠 기분 진짜 드러운가 보다..0.0^..
첨에 이거 시작할 때는..
암것두 모르고 막 두드리기만 했었는데..
화 나고 스트레스 쌓일 때마다 감정 가라앉히려구 자꾸 치다보니..
이젠 제법 드러머 필을 받나 봅니다..
드럼 졸라게 두드려서 팔목 적당히 풀어주고..
그 담 코스로 " 좀비 죽이기 " 겜으로 향합니다..
총을 뽑아 들고..
앞에서 달려드는 좀비들을 한참 박멸하고 있는데..
싸가쥐는..
ㅡ 근데 오빠..
이런거 하면 진짜루 기분 좀 나아져?..
ㅡ 걍 뭐..그런 것 같기두 하구..
ㅡ 오빠, 오빠, 위에~!!..
탕~ 타당~..
ㅡ 나 잘했지~?..^^a..
ㅡ 오냐, 그래..
탕~ 타당~ 탕~..
ㅡ 근데 저런거 막 총으로 죽일 때..
무슨 생각해?..
ㅡ 생각?..
ㅡ 왜 그런거 있잖아~..
스트레스 주는 직장상사라던가..
꼴 보기 싫은 사람이라던가..
암튼 기분을 드럽게 만든 뭔가가 있을거 아냐?..
..기분을 드럽게 만드는..무언가?..
..그러고 보니..
지금 내가 그..
기분을 드럽게 만드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나?..
..예원이?..
..예원이 곁에 선 그 남자?..
..아님..
..한심스런 나 자신?..
탕~ 타당~..
..어떤 것도 확실한 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군요..
탕~ 타당~..탕~ 탕~..
그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소나는 기분이 드럽고..
그런 기분을 달래기 위해 애꿎은 괴물들을 학살한다는 거죠..
탕~ 타당~..
ㅡ 응?..오빠, 뭔 생각 하냐니깐~?..
ㅡ ..무념무상..
ㅡ ..무념무상?..
ㅡ 아무 생각 안 해..
걍 댐비니깐 조지는 거야..
ㅡ 그래?..
암튼 오빠 오락 디게 잘한다~..^^..
탕~ 탕~ 타당~..
ㅡ 몇 시냐?..
ㅡ 연극 시작까지는 한 20분 정도 남았어..
ㅡ 가서 기다리자..
ㅡ 이제 기분 좀 풀려?..
ㅡ 그냥..쩝..가자..
뚜벅~ 뚜벅~..
..근데 문득..
아까 본 예원이와 그 남자..
연극을 보고 돌아가는 길이었는지..
아님..연극을 보러 가는 길이었는지..
괜히 궁금해지는 군요..
혹시라도..
예원이 & 그 남자와..
소나 & 싸가쥐가 마주친다면..
..분위기 아주 잼있어질 것 같군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