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고삐

발고삐 58화

新昌 金志鴻 2016. 11. 29. 19:34


★☆ 발랑 까진 고삐리 ☆★ ※ 58 ※ 







소나's 멘트에.. 





ㅡ ..알았어.. 





싸가쥐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기계에 번호를 입력하기 시작합니다.. 





..7. 8. 5. 9... 





한 사람만을 생각하면서.. 


백 번도 넘게 불렀던 노래.. 


그러면서도 정작 그 한 사람 앞에서는.. 


단 한 번도 불러보지 못했던 노래.. 


그러기에.. 


더 더욱 간절했던 그 노래.. 





반주가 시작되고.. 


화면에 뜬 제목을 본 싸가쥐는 이내 표정이 굳어버립니다.. 





싸가쥐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오늘.. 


지금 이 자리가 아니라면.. 


앞으로도 다시는 그녀 앞에서.. 


불러볼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소나는 가만히 예원이만을 주시한 채.. 


간주에 맞춰 천천히 입을 땝니다.. 





ㅡ ..너무 힘들어요.. 


다른 사람 곁에 그대가 있다는 게.. 


처음 그댈 본 날.. 


훨씬 그 전부터 이미 그랬을텐데.. 


어쩌면 헤어질지 몰라.. 


힘겨운 기대를 해봐도.. 


단 한 번 힘들어 하는 표정없이.. 


행복해하는 그대가 싫어요.. 


안되나요?.. 


나를 사랑하면.. 


조금 내 마음을 알아주면 안되요?.. 


아니면.. 


그 사람 사랑하면서 살아가도 되요.. 


내 곁에만 있어준다면.. 





업 되던 분위기는 잠시 주춤.. 





처음 미소띈 표정으로 지켜보던 예원이는.. 


차츰 심각한 표정으로 변해가더니.. 


결국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곤.. 


이내 시선을 다른 곳으로 향합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지금 이 노래가..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걸 모를리가 없겠죠.. 





저 정도 반응은.. 


저 역시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던 바입니다.. 





그 밖에.. 


정적속에 몇 개의 테이블에선.. 


나지막히 궁시렁거리는 모습들이 보이고.. 





곁에 선 싸가쥐는.. 


가만히 고개를 떨군 채.. 


마이크를 내려 쥔 손의.. 


가느다란 떨림이 시선에 들어옵니다.. 





..미안하다..싸가쥐.. 





ㅡ 하루는 울고 있는 그대.. 


멀리서 지켜본 적 있죠.. 


그렇게 울다 지쳐서 그 사람과.. 


이별하게 되길 기도하면서.. 


안되나요?.. 


그대 이별하면.. 


이제 그 자리에 내가 가면 안되요?.. 


아니면.. 


그 사람 사랑하면서 살아가도 되요.. 


내 곁에만 있어준다면.. 





그렇게 예원이의 반응과는 무관하게..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려는.. 


..그..때... 





ㅡ 힘들 그대 모습 생각해보면.. 


벌써 그대 때문에 아픈 나를 만나지만.. 





..돌아보니.. 


앞머리로 시선을 가린 싸가쥐가.. 


시선을 앞으로 고정한 채.. 


떨리는 두 손으로 마이크를 감싸쥐고 계속해서.. 





ㅡ 사랑할 수 없는 그대를 보며.. 


너무 아픈 가슴 다 쓰러져만 가는데.. 





목소리의 떨림이 느껴지는군요.. 





싸가쥐는 머리를 쓸어 올리더니.. 


몸을 제 쪽으로 향하는데.. 





..금새라도 쏟아질 듯.. 


눈물 가득 맺힌 두 눈으로 소나를 응시하며.. 





ㅡ 안되나요?.. 


나를 사랑하면.. 


조금 내 마음을 알아주면 안되요?.. 





..혹시.. 


..나한테 하는..말인가?..ㅡㅡ.. 





ㅡ 아니면.. 


나를 그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되요.. 


그대만 내게 있으면.. 


그대만 있어준..다면.. 





..애써 울음을 참으려는 듯한 저 모습.. 





노래는 끝났지만 정막감은 여전하고.. 


싸가쥐는 다시 몸을 돌리더니.. 


커플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곤.. 


빠른 걸음으로 테이블로 돌아갑니다.. 





그제서야..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느낀 커플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천천히 박수를 치고.. 


소나도 마이크를 내려 놓고 자리로 돌아갑니다.. 





소나가 테이블로 돌아가 앉자.. 


싸가쥐는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나지막히.. 





ㅡ ..이러려고.. 


나 오늘 여기 데려온거야?.. 





ㅡ ...... 





그런 건 아닌데.. 





아니라고 말해줘야 하는데.. 





주체하지 못한 내 이성이.. 


벌써 모든 일을 저질러버린 후라.. 


아무런 대답도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싸가쥐는 다시.. 





ㅡ ..그런거야?.. 





......벌컥벌컥~.. 





밀려드는 갈증에 맥주만 들이키고 있는데.. 





ㅡ ..나..그만 갈께.. 





라는 말과 함께 핸드백을 들고 일어나는 싸가쥐.. 


전, 그런 싸가쥐's 손목을 잡았습니다.. 





...... 





일단은 싸가쥐를 그렇게 보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급히 잡았지만.. 


어떠한 말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그 눈빛 앞에.. 


전, 아무런 말도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계속된 침묵으로 일관하자.. 


싸가쥐는 더 이상 참기 힘들다는 듯.. 





ㅡ ..나..갈께.. 





ㅡ ...... 





ㅡ ..보내줘.. 





ㅡ ..잠깐 기다려.. 


데려다줄께.. 





전, 어렵게 이 말을 남기곤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그리곤.. 


세면대에 물을 세게 틀어.. 


손으로 몇 차례 얼굴을 헹구고 거울을 바라봅니다.. 





..사악한 소나 자쉭..ㅡㅡ.. 





..조금 더 참았어야 하는건데.. 





..적어도.. 


싸가쥐 앞에서 만큼은 피했어야 하는건데.. 





거울 속 제 자신이.. 


오늘따라 유난히 잔인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렇게 몇 차례 얼굴을 다시 헹구고 화장실을 나와보니.. 


테이블은 비어 있습니다.. 


물론 싸가쥐's 빽도 함께..말이죠.. 





전,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동창 동주에게.. 





ㅡ 야, 얘 혹시 어디간지 아냐?.. 





ㅡ 나가던데?..ㅡㅡ^.. 





ㅡ ..그래?..후움~.. 





그냥 혼자 가버렸나 봅니다.. 





답답함에 말 없이 담배를 꼬나무는데.. 


동주 넘은 조심스레 다시.. 





ㅡ 아까..울면서 나가던데.. 


무슨 일이야?.. 





ㅡ ..내가 울렸거든.. 





그리곤 테이블에 놓인 핸펀을 챙겨들고.. 





ㅡ 나 짐 가봐야 하니깐.. 


애들한테 말 좀 해줘..간다.. 





ㅡ 어..알써.. 





그렇게 계단을 걸어 나오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혼자 보내는 건 아니다 싶어서.. 


싸가쥐's 핸펀으로 전화해 봅니다.. 





ㅡ 지금 고객님의 사정에 의해 핸펀 전원이.. 





..꺼놨군요.. 





ㅡ 택시~!!.. 





일단 앞에 오는 택시를 잡아타곤 시내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