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고삐 61화
★☆ 발랑 까진 고삐리 ☆★ ※ 61 ※
..내가 그렇게 잘못 한건가?..
여러분들이 보기에두..
소나가 그렇게 잘못 한겁니까?..
물론..
적어도 싸가쥐 앞에서 만큼은 피했어야 했다는 것 쯤은..
저 역시 잘 알고는 있습니다..
그래도..
단지 저는..
맘이 내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그럼 평생을 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
그래서..
그저 내 마음이 바라는 대로 한 것 뿐인데..
..결과적으로 내 속은 후련해졌지만..
그로 인해 다른 한 사람이 울었다면..
그건 내가 잘못 한건가요?..
다시금 소주를 채워 잔을 비웁니다..
그 때..
띠리리린~ 띠리리린~..
핸펀이 울리고..
꺼내보니..
띠리리린~ 띠리리린~..[ 예원이 ]
ㅡ 어, 예원아..
ㅡ 일 하러 간거야?..
ㅡ 아니..짐 술 먹구 있다..
ㅡ 동창회 방금 끝났어..
ㅡ 그래..그럼 조심해서 집 잘 들어가..
ㅡ ..저기..소나야..
ㅡ 어?..
ㅡ ..있잖아..오늘 일 말야..
..아무래도 아까 그 일에 대해 말하려는 것 같은데..
ㅡ 어, 말해..
ㅡ ..아무래도 좀 그런 것 같다..
ㅡ ......
ㅡ 난 아직까지도..
네 맘이 그런 줄 몰랐어..
ㅡ ..그래?..
ㅡ 난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넌 널 좋아해주는 H씨가 있는데..
그런 자리에서 그런 행동은 좀 아니었던 것 같아..
ㅡ ......
ㅡ 난 널 친구 이상으로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오늘 네 그런 모습..
..좀 부담스러웠어..
ㅡ ......
ㅡ 미안해..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그래..너무 미안해..
하지만..
네가 자꾸 그런 모습 보이면..
다시 너랑 마주하기조차 힘들어 질지도 몰라..
..자꾸..
그런 식으로 구차하게 굴면..
친구로써 조차 마주할 수 없다는..
..그런 뜻인가?..
ㅡ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ㅡ ..몰라..
ㅡ 소나야..
ㅡ 그딴 거 알기 싫어..
ㅡ ..후우~..
우리 그냥 나중에 얘기하자..
ㅡ ..주예원..
나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은 모르지만..
너 많이 사랑한다..
ㅡ ..끊을께..
ㅡ 예원아..
딸그락..
...................................................................................................................................ㅋ..
그냥 끊어버리는 군요..
..고작 이 정도 밖에 안되는 건가?..
난 죽어도 안된다는 말인가?..
4년 넘게 저 하나만 좋아한 나는?..
저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은 절대 좋아할 수 없게 되버린 나는?..
그 한사람에게..
내 마음을 보이는 것 조차..
내게는 절대 허락될 수 없다는 건가?..
..그렇다면..
난 언제..어느 때..어떤 장소에서 해야 허락되는거지?..
................................................................................................................................ㅋㅋ..
우습군요..
그런 것 조차..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니..
젠장..
보통 이런 상황에선..
남들은 눈물을 보이고 그러던데..
내 얼굴에 박혀있는 이것은..
그 한 사람 때문에..
이미 오래전에 전부 다 말라버린건가?..
젠장..
뭐가 그렇게 잘못 된건데?..
돋 같은 기분에..
혁이 넘한테 전화해봅니다..
혁이 넘은 대뜸..
ㅡ 만났냐?..어캐 됐어?..
ㅡ 뭐가?..
ㅡ 걔 말야~..
ㅡ 갔어..
ㅡ 갔어?..
그럼 넌?..
ㅡ 술 먹어..
ㅡ 그럼 걔 혼자 보냈단 말야?..
ㅡ 싸가쥐..애 아냐, 임마~..
ㅡ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그렇게 그냥 보내면 니네 둘..
ㅡ 쪽 났어..
애초부터 뭐 엮기구 자시구 할 것두 없었지만..
ㅡ 그냥 그렇게?..
ㅡ 힘들데..나 땜에..
힘들어서 못해먹겠데..
ㅡ 아무리 그래도..
그렇다고 그렇게 혼자 보내냐?..
짐 시간두 많이 늦었고..
게다가 술까지 먹었잖아?..
ㅡ 별로 취하지도 않았더만 무슨..
글구 걔한테는 밤낮으로 따라다니는 보디가드도 있어..
ㅡ 보디가드?..
ㅡ 내가 말 안했냐?..
걔 갑부집 딸래미잖아..
그 정도는 달고 다녀야 뽀대가 나지..
ㅡ 그럼 다행이지만 뭐..
소나는 술잔을 채워 들이키고..
ㅡ 하긴 뭐..
애초부터 그런 갑부집 딸래미가..
나한테 앵겨붙은게 이상하지..
원래 이게 정상적인거다..
ㅡ 근데..
네넘 말대로 그게 정상적이라면서..
목소리엔 왜캐 매가리가 없어?..
ㅡ ..그냥~..
미안해서..
ㅡ 뭐가?..
ㅡ 누구보다 그런 걔의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내가 걔한테 상쳐를 줘버렸다는거..
ㅡ 뭘 어캐 했길래 그래?..
ㅡ 설명하기 싫어..
그냥 그런게 있다..
ㅡ 그래, 뭐..
그럼 예원이랑은 어캐 됐어?..
ㅡ 것두 쪽 났어..
ㅡ 뭐라는데?..
ㅡ 죽어도 나는 싫다네..
ㅡ 대 놓구 그래?..
ㅡ 아니..그런 건 아닌데..
쉽게 말하자면 그런 뜻이지, 뭐..
ㅡ 그럼 이제 앞으로 어캐 할건데?..
ㅡ 뭘 어캐해?..
밥 먹구 부지런히 살던대로 살아야지..
소나는 다시금 잔을 채워 들이키곤..
ㅡ 혁이, 이 개노무 자슥..
ㅡ 왜 또 임마~?..
ㅡ 왜 나 안 말렸냐?..
ㅡ 뭐가?..
ㅡ 넌 첨부터 이렇게 될 줄 다 알고 있었다매?..
ㅡ 그거야, 뭐..
포장마차서 혼자 술 빨고 있는 싸가쥐 걔 보구 나서 알았지..
ㅡ ..쩝..그런가?..ㅡㅡ^ 긁적긁적..
ㅡ 근데 만약에 진작에 알았더라도..
나 너 안 말렸을꺼다..
ㅡ 왜?..
ㅡ 결과적으론 지금 그렇듯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지만..
친구된 내 입장으로는..
니 넘 보구 있을 때 마다 얼마나 답답해 보였는줄 아냐?..
ㅡ ..그냐?..
ㅡ 너나 그 싸가쥐 걔나 예원이나..
니네 셋 한테는 안됐지만..
그렇게 한 번 확실한 모습을 보이고 나서도 달라지는게 없다면..
니 넘 부터 훌훌 털구 일어나, 임마~..
그럼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시간이 해결해 줄꺼다..
그렇게까지 해서도 넌 아니라는데..
언제까지 넌 그렇게 첫사랑에 얽매여서 살래?..
ㅡ ......
ㅡ 차라리 잘 됐어, 임마~..
너두 이참에 예원이 맘 확실히 알게 됐잖아?..
ㅡ ..그런가?..
..쉑히..
간만에 설득력 있는 멘트로 소나를 이해 시켜 주는군요..
녀석의 말 대로..
어캐되건 간에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넘은 다시..
ㅡ 이제 너두 예원이 생각 그만하고..
딴 여자랑 사귀어두 보구 그래, 임마~..
싸가쥐란 애한테는 안됐지만..
네 말대로 어차피 양 쪽 다 쪽 난거잖아?..
ㅡ ..후우~..그래, 임마~..
인제 빼도 박도 못하게 됐으니, 뭐..
ㅡ 솔직히 나..
니가 걔 데리구 동창회 갈 꺼라고 예상은 했었다..
ㅡ 개노무 자슥..
진작에 눈치깠으면 못 가게 좀 말리지..
ㅡ 왜?..아직두 예원이 일이 후회되냐?..
ㅡ 아니..오히려 그건 속이 후련해..
ㅡ 그럼?..
ㅡ 아까 말했잖아..
싸가쥐한테 미안해서 그러는거라구..
ㅡ ..너 차라리..
그 싸가쥐란 애 맘을 돌려 보는 건 어때?..
지금이라도 찾아가서..
ㅡ 싫어..
ㅡ 왜?..
ㅡ 나 땜에 누가 힘들어 한다는게 싫어..
ㅡ 하지만 네가 좀 더 잘해준다면..
ㅡ 그래봤자야..
너두 잘 알다시피..
나란 넘이랑 붙어 다닐리면..
앞으로도 훨씬 힘들어 할 날이 많을텐데..
그렇게 곱게 자란 걔한테는..
아무래도 감당해야 할 부분이 넘 클 것 같아..
ㅡ ..니 생각이 정 그렇다면야 뭐..
ㅡ ..젠장..쩝..
소나는 담배 하나를 입에 뭅니다..
혁이 넘은 다시..
ㅡ 그럼 이제..
예원이는 깨끗히 정리할 수 있는거냐?..
ㅡ 몰라..
ㅡ 뭐?..
ㅡ 장담 못해..
ㅡ 왜 또?..
ㅡ 머릿속에선 깨끗히 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맘에서 비워지지 않는걸 내가 어캐 하냐?..
ㅡ 아~ 그 자쉭..
생긴 건 단순하게 생겨가지고는..
내부 구조는 졸라게 복잡해요, 하여간..
ㅡ 니말대로..
어쨌건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뭐..
싸가쥐가 내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게 될 꺼구..
그게 예원이라면..
이제껏 그래왔듯이 계속 갈 꺼구..
둘 다 아니라면..
새로운 사람이 나타날꺼구..
그 때 가서 내 맘이 내키는 대로 행동할래..
ㅡ 하긴..
그게 정답이고..그게 제일 너 답다..
ㅡ 아~..이제 그만 생각할래..
귀찮아..
ㅡ 그래..그만 생각하고..
빨랑 집 드가서 자라..
ㅡ 끊는다..
딸그락..
전화를 끊은 소나는..
가만히 소주병을 기울여 잔을 채웁니다..
더는 힘들다며 가버린 싸가쥐..
그리고..
친구 이상은 힘들겠다며 전화를 끊어버린 예원이..
이로써..
싸가쥐도 없고..
예원이도 없는..
4년 전 예원이를 만나기 전..
그 때의 원점으로 돌아가는 건가?..
소나는 다시금 밀려드는 꿀꿀함에..
앞에 채워진 소주잔을 입으로 털어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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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얼마 안 마셨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취하는군요..
..기분탓인가?..쩝..
그렇게 집 앞 골목으로 접어드는데..
가로등 아래 서서 담배를 태우는 듯 한 까망 그림자가 보이고..
다가가니..
ㅡ 얼래~?..김형이었어요?..^^a..
ㅡ ......
ㅡ 여긴 왠일이에요?..
오늘은 싸가쥐 안 따라다녀요?..
묵묵히 담배를 태우던 김형은..
담배를 벽에 비벼 끄더니..
ㅡ 소나씨, 잠깐 얘기 좀 하죠?..
ㅡ 에?..나한테 볼 일 있어서 온거에요?..
ㅡ 네..
ㅡ 잘 됐네~..
나두 짐 기분 무지하게 꿀꿀하던 참이었는데..
그럼 우리 어디가서 맥주나 한 캔 하죠?..
계속..